Hoanta

천서의 아이 공개

by 영이 · 다크 판타지 · 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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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 전 3권 다크 판타지 · 정체성 각성과 성장

천서의 아이

몰락한 문자 마법사 가문의 딸이 금지된 힘을 각성해 권력자의 음모에 맞서지만, 가문을 살리려는 집착이 그녀를 위험에 빠트리고 결국 가문 복권이라는 목표 너머, 자신의 주체적 선택으로 왕조의 운명을 넘어 세상의 평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걷는다.

14. 지하 석실의 봉인 해제 시도

궁궐 지하 통로, 빛과 어둠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그 한가운데에 윤아는 밀려 있었다. 병사들의 발소리가 고요한 궁궐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해월 언니, 도윤, 삼돌이와 함께 잠입한 궁궐은 이제 더 이상 안전한 피난처가 아니었다. 연산군의 폭정과 임사홍의 야욕이 뒤섞인 이곳에서, 윤아는 자신의 천서력을 올바른 곳에 써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이쪽이야!"

해월 언니가 속삭이며 어두운 복도로 윤아를 이끌었다. 도윤과 삼돌이가 그 뒤를 따랐다. 좁고 굽이진 복도는 희미한 횃불 빛에 의지해야만 겨우 앞을 볼 수 있었다. 벽에는 낡은 그림들이 걸려 있었지만, 어둠 속에서는 그저 형태 없는 얼룩으로만 보였다.

"병사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삼돌이가 잔뜩 겁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의 작은 몸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윤아는 심술을 사용해 주변의 기운을 감지했다. 과연, 저 멀리서 다수의 병사들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의 기운은 거칠고 공격적이었다. 연산군의 '요녀 사냥' 명령이 떨어진 이상, 자신들이 발각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젠장, 이렇게 빨리 들킬 줄이야!" 도윤이 주먹으로 벽을 내리쳤다. 그의 얼굴에는 분노와 초조함이 뒤섞여 있었다. 그는 윤아를 보호하기 위해 늘 앞장섰지만, 지금은 그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윤아야, 이대로는 안 돼. 흩어져야 해!" 해월 언니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의 눈빛은 흔들림 없었다. "나는 박원종 대감에게 가서 임사홍의 일을 전해야 해. 너희는 궁궐 밖으로 도망쳐야 한다."

"하지만 언니 혼자서는…!" 윤아가 해월 언니의 팔을 붙잡았다. 임사홍의 힘을 직접 경험한 이상, 해월 언니 혼자 그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게 할 수는 없었다.

"괜찮아. 나는 궁궐의 지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너희가 무사히 탈출하는 게 더 중요해." 해월 언니는 윤아의 손을 뿌리치고 돌아섰다. "도윤아, 삼돌아, 윤아를 부탁한다. 무사히 빠져나가서 천서각으로 가거라!"

"언니!" 윤아가 다시 해월 언니를 불렀지만, 그녀는 이미 어둠 속으로 사라진 뒤였다. 윤아는 애타는 마음으로 해월 언니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심술이 해월 언니의 기운을 감지했다. 그녀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윤아야, 우리도 서둘러야 해!" 도윤이 윤아의 팔을 잡아끌었다. 병사들의 발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해월 언니를 믿고 각자의 임무를 수행해야 할 때였다. 그녀는 내공 천서력을 끌어올려 주변의 기운을 감지했다. 궁궐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길을 찾아야 했다.

"이쪽으로 가자!" 윤아는 동술을 사용해 낡은 문을 열었다. 문 안쪽에는 창고로 보이는 어둡고 비좁은 공간이 나타났다. 먼지 냄새와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도윤과 삼돌이가 먼저 안으로 들어섰다. 윤아가 문을 닫으려는 순간, 복도 끝에서 병사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들의 눈에는 번뜩이는 칼날과 함께 섬뜩한 살기가 가득했다.

"저기다! 요녀를 붙잡아라!"

병사들이 고함을 지르며 달려왔다. 윤아는 재빨리 문을 닫고, 동술을 사용해 문을 잠갔다. 하지만 낡은 문은 병사들의 거친 발길질에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흔들렸다.

"윤아야, 괜찮아?" 도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윤아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여기는 잠시 시간을 벌 수 있을 거야." 윤아는 창고 안을 둘러보았다. 창고는 낡은 가구들과 잡동사니들로 가득했다. 그녀는 풍술을 사용해 창고 안의 먼지를 일으켜 병사들의 시야를 가릴 계획을 세웠다.

"누나, 저기 벽에 구멍이 있어요!" 삼돌이가 낡은 벽을 가리켰다. 벽에는 쥐구멍처럼 작지만,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한 틈이 있었다.

"잘했어, 삼돌아!" 윤아는 삼돌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도윤아, 삼돌이를 먼저 내보내. 나는 뒤를 따를게."

도윤은 고개를 끄덕이고 삼돌이를 구멍으로 밀어 넣었다. 삼돌이는 몸을 비틀며 겨우 구멍을 통과했다. 그가 빠져나가자마자, 병사들이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이닥쳤다.

"요녀를 잡아라!"

병사들은 창고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윤아는 풍술을 사용해 창고 안의 먼지를 일으켰다. 먼지는 병사들의 시야를 가렸고, 그들은 콜록거리며 혼란스러워했다.

"이게 무슨 짓이냐!"

병사들의 고함이 들려왔다. 윤아는 그 틈을 타 구멍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그녀는 겨우 구멍을 통과했지만, 옷자락이 벽에 걸려 찢어졌다.

구멍 밖은 좁은 통로였다. 도윤과 삼돌이가 윤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괜찮아, 윤아야?" 도윤이 윤아의 찢어진 옷자락을 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괜찮아. 어서 가자!"

세 사람은 통로를 따라 달려갔다. 통로는 어둡고 좁았지만, 윤아는 명술을 사용해 길을 밝혔다. 통로의 끝에는 작은 문이 나타났다. 문을 열자, 궁궐의 넓은 후원이 눈에 들어왔다. 밤하늘에는 보름달이 환하게 떠 있었다.

"이제 궁궐 밖으로 나가야 해!" 윤아가 말했다.

하지만 후원에도 병사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그들은 횃불을 들고 후원 곳곳을 살피고 있었다.

"도윤아, 삼돌아, 저기 나무 뒤에 숨어!" 윤아가 속삭였다. 세 사람은 큰 나무 뒤에 몸을 숨겼다.

병사들이 나무 앞을 지나쳐갔다. 윤아는 심술을 사용해 그들의 움직임을 감지했다. 병사들은 주기적으로 순찰을 돌고 있었다. 그들의 순찰 경로를 파악하면 탈출할 수 있을 터였다.

"저기 담장이 보여. 저쪽으로 가면 궁궐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거야." 도윤이 손가락으로 담장을 가리켰다. 담장은 높고 견고해 보였다.

"하지만 병사들이 너무 많아." 삼돌이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윤아는 잠시 생각했다. 병사들을 직접 상대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천서력을 이용해 그들의 시선을 돌릴 방법을 찾아야 했다.

"도윤아, 삼돌아, 내가 병사들의 시선을 끌게. 너희는 그 틈을 타 담장을 넘어 도망쳐." 윤아가 말했다.

"안 돼, 윤아야! 너 혼자서는 위험해!" 도윤이 윤아의 팔을 붙잡았다.

"내가 천서력을 사용하면 병사들이 나를 쫓을 거야. 너희가 무사히 도망칠 수 있는 기회야." 윤아는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너희를 믿어. 꼭 무사히 천서각으로 가야 해. 할머니를 부탁해."

"하지만…!" 도윤이 망설였다.

"도윤아, 시간이 없어!" 윤아는 도윤의 손을 뿌리치고 나무 뒤에서 뛰쳐나왔다.

"저기다! 요녀다!"

병사들이 윤아를 발견하고 고함을 질렀다. 윤아는 내공 천서력을 끌어올려 푸른빛을 뿜어냈다.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은 어두운 후원을 환하게 밝혔다.

"요녀를 붙잡아라!"

병사들이 윤아를 향해 달려왔다. 윤아는 풍술을 사용해 강력한 바람을 일으켰다. 바람은 병사들을 휩쓸고 지나가며 그들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윤아는 동술을 사용해 주변의 돌멩이들을 공중으로 띄워 병사들을 향해 날렸다.

병사들은 윤아의 공격에 혼란스러워했지만, 그들의 수는 너무 많았다. 윤아는 계속해서 병사들의 시선을 끌며 도윤과 삼돌이가 담장을 넘을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도윤은 삼돌이를 안고 담장으로 달려갔다. 삼돌이는 겁에 질려 도윤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도윤아, 삼돌아! 어서 가!" 윤아가 외쳤다.

도윤은 윤아의 외침에 힘을 얻어 담장을 기어올랐다. 병사들의 시선은 온통 윤아에게 쏠려 있었다. 도윤은 삼돌이를 담장 너머로 던지고, 자신도 담장을 넘었다.

"잡았다!"

그 순간, 한 병사가 윤아의 뒤에서 나타나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윤아는 생술을 사용해 병사를 밀쳐냈지만, 다른 병사들이 순식간에 그녀를 에워쌌다.

"크윽…!"

윤아는 병사들의 칼날에 둘러싸여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멀리서 도윤과 삼돌이가 무사히 담장을 넘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모습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요녀를 끌어내라!"

병사들이 윤아를 거칠게 끌고 갔다. 윤아는 저항했지만, 그녀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그녀는 잡혔다. 하지만 도윤과 삼돌이는 무사했다. 그것만으로도 윤아는 안도했다.

그녀는 병사들에게 끌려가면서도, 도윤이 담장 너머로 사라지기 직전 자신을 향해 외치던 마지막 말을 똑똑히 기억했다.

"가! 네가 해야 할 일이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