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anta

천서의 아이 공개

by 영이 · 다크 판타지 · 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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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 전 3권 다크 판타지 · 정체성 각성과 성장

천서의 아이

몰락한 문자 마법사 가문의 딸이 금지된 힘을 각성해 권력자의 음모에 맞서지만, 가문을 살리려는 집착이 그녀를 위험에 빠트리고 결국 가문 복권이라는 목표 너머, 자신의 주체적 선택으로 왕조의 운명을 넘어 세상의 평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걷는다.

15. 임사홍의 본색과 추격

느티나무 세 그루 사이에 뿌리가 바위 옆면을 감싸고 있었다. 윤아는 그 뿌리 틈새에 쪼그려 앉아 몸을 숨겼다. 병사들에게 붙잡힌 채 끌려가던 윤아는 순간적인 내공 천서력으로 병사들을 밀쳐내고 몸을 숨길 수 있었다.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 주저앉고 싶었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도윤과 삼돌이가 무사히 궁궐을 빠져나갔다는 사실만이 그녀를 버티게 하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궁궐 후원은 아까보다 더욱 삼엄해진 분위기였다. 병사들의 횃불이 숲 곳곳을 비추고, 그들의 고함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깨뜨렸다. '요녀 사냥'이라는 연산군의 명령은 궁궐 전체를 뒤흔들고 있었다. 윤아는 심술을 이용해 병사들의 움직임을 감지했다. 그들은 마치 사냥개처럼 후원 전체를 샅샅이 뒤지고 있었다.

"젠장, 이렇게 도망쳐 봐야 소용없잖아."

윤아는 찢어진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그녀의 몸은 천서력 소모와 긴장감으로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할머니는 궁궐 별궁에 홀로 남아 계셨다. 해월 언니는 박원종 대감에게 임사홍의 음모를 알리러 떠났지만, 그녀가 무사할지도 알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윤아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한 상실감에 휩싸였다.

그때였다. 숲 저편에서 섬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요녀를 발견하는 자, 큰 상을 내릴 것이다!"

그것은 연산군의 목소리였다. 윤아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연산군이 직접 '요녀 사냥'에 나선 것이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광기 어린 분노가 가득했다. 윤아는 더욱 깊숙이 몸을 숨겼다.

연산군의 목소리가 가까워질수록, 병사들의 움직임은 더욱 거칠어졌다. 그들은 숲을 헤치고, 나무를 흔들며 윤아를 찾고 있었다. 윤아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이렇게 잡힐 수는 없어. 할머니께 가야 해. 할머니를 지켜야 해.'

윤아는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그녀는 내공 천서력을 끌어올려 주변의 기운을 감지했다. 병사들의 움직임 속에서, 윤아는 한 줄기 희망을 발견했다. 숲의 가장자리에 있는 작은 개울. 그 개울을 따라가면 궁궐 후문으로 이어지는 샛길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아는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풍술을 사용해 자신의 발소리를 감추고, 개울을 향해 조용히 움직였다. 숲은 어둡고 험난했지만, 윤아는 명술을 사용해 길을 밝혔다. 개울물 소리가 병사들의 고함 소리를 덮어주어, 윤아는 조금 더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개울을 따라 한참을 걸었을까, 윤아의 눈앞에 작은 문이 나타났다. 궁궐 후문으로 이어지는 샛길이었다. 윤아는 안도하며 문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그 순간, 문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거기 누구냐!"

병사의 목소리였다. 윤아는 재빨리 몸을 숨겼다. 문 뒤에는 두 명의 병사가 서 있었다. 그들은 횃불을 들고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윤아는 동술을 사용해 주변의 작은 돌멩이를 병사들의 반대편으로 날렸다. 돌멩이가 떨어지는 소리에 병사들은 고개를 돌렸다.

"저쪽이다!"

병사들이 돌멩이가 떨어진 곳으로 달려갔다. 윤아는 그 틈을 타 문을 열고 샛길 안으로 뛰어들었다. 샛길은 좁고 어두웠지만, 윤아는 망설임 없이 달렸다.

샛길의 끝에는 궁궐 담장이 나타났다. 담장은 높았지만, 윤아는 내공 천서력을 끌어올려 담장을 뛰어넘었다. 그녀는 궁궐 밖으로 탈출했다.

하지만 안도감도 잠시, 윤아의 심술이 불길한 기운을 감지했다. 궁궐 밖도 안전하지 않았다. 거리 곳곳에 병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연산군의 '요녀 사냥' 명령은 궁궐을 넘어 한양 도성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윤아는 몸을 숨기며 도심으로 향했다. 그녀의 목표는 단 하나, 할머니가 계신 별궁이었다. 할머니는 아직 위독한 상태였다. 윤아는 할머니를 홀로 둘 수 없었다.

도심은 밤늦은 시간이었지만, 병사들의 순찰로 인해 인적은 드물었다. 윤아는 그림자 속을 조용히 이동하며 별궁을 향해 나아갔다. 그녀의 마음은 초조함으로 가득했다. 할머니가 무사하시길, 해월 언니가 무사하시길, 도윤과 삼돌이가 무사하시길.

별궁에 도착하자, 윤아는 숨을 멈췄다. 별궁 주변은 병사들로 에워싸여 있었다. 그들은 별궁 문을 지키고 서서, 누구도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설마… 할머니가…?'

불길한 예감이 윤아의 심장을 옥죄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별궁 담장에 다가갔다. 담장 너머에서 병사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연산군 전하께서 직접 오셔서 요녀를 찾으셨다지?"

"그래. 별궁 안에 요녀가 숨어 있다는 첩보를 받고 오셨다더군."

"그럼 요녀는 잡혔나?"

"아직. 하지만 별궁 안을 샅샅이 뒤지고 있으니, 곧 잡힐 것이다."

윤아는 병사들의 대화에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는 것을 느꼈다. 연산군이 별궁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요녀'를 찾고 있다? 그 '요녀'가 설마 할머니를 말하는 것이란 말인가?

윤아는 담장을 뛰어넘어 별궁 안으로 잠입했다. 별궁 안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병사들이 방마다 문을 부수고 들어와 물건들을 뒤지고 있었다. 윤아는 할머니가 계신 방을 향해 달려갔다.

할머니의 방 문은 이미 부서져 있었다. 윤아는 방 안으로 들어섰다. 방 안에는 병사들이 할머니를 둘러싸고 있었다. 할머니는 침대에 앉아 있었지만, 그녀의 눈은 이미 초점을 잃은 듯했다. 그녀의 몸은 쇠약해 보였다.

"할머니!" 윤아는 절규하며 병사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 요녀를 붙잡아라!"

병사들이 윤아를 향해 달려왔다. 윤아는 내공 천서력을 끌어올려 병사들을 밀쳐냈다. 푸른빛이 방 안을 가득 채웠고, 병사들은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할머니, 괜찮으세요?" 윤아는 할머니의 손을 잡았다. 할머니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할머니는 윤아를 알아본 듯,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윤아야… 네가… 왔구나…."

할머니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가늘었다. 윤아는 할머니의 상태를 심술로 감지했다. 할머니의 천서력은 거의 소진된 상태였다. 그녀의 생명력 또한 위태로웠다.

"할머니, 제가 치료해 드릴게요. 생술을 쓸 수 있어요!"

윤아는 생술을 사용해 할머니를 치료하려 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윤아의 손을 잡고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윤아야… 너는… 아직…."

그때였다. 연산군이 방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얼굴에는 분노와 광기가 뒤섞여 있었다.

"요녀! 드디어 찾았다!"

연산군이 할머니를 향해 소리쳤다. 그의 손에는 번뜩이는 칼날이 들려 있었다.

"전하, 이 자는 제가 잡겠습니다!"

임사홍이 연산군의 뒤에서 나타났다. 그의 눈빛에는 섬뜩한 야욕이 번뜩였다. 그는 연산군을 이용해 천서력을 독점하려는 속셈이었다.

"임사홍, 물러서라! 이 요녀는 내가 직접 처단하겠다!" 연산군이 임사홍을 밀쳐내고 할머니를 향해 달려들었다.

윤아는 몸을 던져 연산군을 막아섰다.

"안 돼! 할머니를 해치지 마세요!"

윤아는 내공 천서력을 끌어올려 강력한 보호막을 만들었다. 연산군의 칼날이 보호막에 부딪히자, 불꽃이 튀었다.

"이런 요망한 것! 네 년도 같은 요녀냐!"

연산군이 분노하며 윤아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윤아는 풍술을 사용해 연산군의 칼날을 막아냈다. 하지만 연산군의 힘은 너무나도 강했다. 윤아는 뒤로 밀려났다.

그 순간, 할머니가 윤아의 팔을 붙잡았다.

"윤아야… 도망쳐…!"

할머니는 마지막 힘을 짜내 윤아를 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