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anta

천서의 아이 공개

by 영이 · 다크 판타지 · 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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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 전 3권 다크 판타지 · 정체성 각성과 성장

천서의 아이

몰락한 문자 마법사 가문의 딸이 금지된 힘을 각성해 권력자의 음모에 맞서지만, 가문을 살리려는 집착이 그녀를 위험에 빠트리고 결국 가문 복권이라는 목표 너머, 자신의 주체적 선택으로 왕조의 운명을 넘어 세상의 평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걷는다.

16. 궁궐 지하의 푸른 사투

할머니는 마지막 힘을 짜내 윤아를 밀어냈다. 윤아는 할머니의 손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감각에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할머니의 눈빛은 이미 깊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할머니!”

윤아의 절규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연산군의 칼날이 할머니를 향해 떨어지는 순간, 윤아는 온몸의 천서력을 끌어모았다. 푸른 빛이 폭발하듯 터져 나오며 연산군과 병사들을 뒤로 밀쳐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연산군의 칼날은 할머니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할머니는 마지막 숨을 내쉬며 윤아의 품으로 쓰러졌다.

“안 돼… 할머니…!”

윤아는 피를 토하며 쓰러진 할머니를 부둥켜안았다. 할머니의 몸은 차갑게 식어갔고, 윤아의 심장은 찢어지는 듯 아팠다.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할머니의 얼굴에는 평온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윤아를 보호하려 했던 할머니의 사랑이 윤아의 가슴을 후벼 팠다.

“이런 요망한 것! 감히 왕의 앞을 막아서느냐!”

연산군의 광기 어린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윤아는 할머니의 시신을 품에 안은 채 연산군을 노려봤다. 그녀의 눈에서는 뜨거운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

“네 이놈… 감히… 감히 우리 할머니를…!”

윤아는 내공 천서력을 폭주시키며 일어섰다. 푸른 빛이 윤아의 몸을 감싸며 거대한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다. 방 안의 모든 물건이 회오리에 휩쓸려 부서져 나갔다. 병사들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고, 연산군마저 잠시 휘청거렸다.

“이것이… 천서력…?”

임사홍의 눈빛에 탐욕이 번뜩였다. 그는 윤아의 폭주하는 천서력을 보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윤아는 풍술을 이용해 연산군을 향해 거대한 바람을 날렸다. 연산군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바람에 휩쓸려 벽에 부딪혔다. 그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전하!”

병사들이 연산군을 부축하려 달려갔지만, 윤아는 동술을 이용해 그들을 제압했다. 방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윤아의 분노는 멈출 줄 몰랐다. 그녀는 할머니를 죽게 한 모든 이들을 향해 천서력을 쏟아부었다.

그 순간, 해월이 방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그녀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움과 함께 깊은 슬픔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녀는 윤아의 옆에 쓰러진 할머니의 시신을 보고 눈물을 글썽였다.

“윤아야, 멈춰! 이러다가는 네가 죽어!”

해월은 윤아를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윤아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오직 할머니의 죽음과 그에 대한 분노만이 가득했다.

“비켜, 해월 언니! 저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윤아는 해월을 밀쳐내고 다시 연산군을 향해 달려들었다. 연산군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그의 눈빛에는 광기 대신 공포가 서려 있었다.

“요… 요녀…!”

연산군은 겨우 몸을 일으켜 뒤로 물러섰다. 임사홍은 그런 연산군을 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계획은 성공하는 듯 보였다. 연산군이 천서력의 힘에 두려움을 느끼고, 윤아가 폭주하는 천서력으로 자멸하는 것. 그것이 임사홍이 바라던 바였다.

윤아는 연산군을 향해 마지막 일격을 날리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폭주하는 천서력은 윤아의 몸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었다. 그녀의 눈앞이 흐려지고, 온몸이 떨려왔다.

“콜록… 콜록…”

윤아는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었다. 그녀의 몸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내공 천서력이 바닥나고 있었다.

“윤아야!”

해월이 윤아를 부축했다. 그녀는 윤아의 떨리는 몸을 감싸 안았다.

“괜찮아, 윤아야. 이제 그만. 할머니는… 할머니는 네가 이렇게 되는 것을 원치 않으실 거야.”

해월의 말에 윤아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 할머니의 마지막 미소가 그녀의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할머니는 윤아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셨을 것이다. 복수심에 사로잡혀 자신을 파멸시키는 것을 원치 않으셨을 것이다.

윤아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해월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슬픔으로 가득했지만, 광기는 사라져 있었다.

“해월 언니… 할머니가…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윤아의 목소리는 절망으로 가득했다. 해월은 윤아를 꼭 안아주었다.

“알아, 윤아야… 알아….”

해월은 윤아의 등 토닥이며 위로했다. 그녀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연산군은 병사들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몸을 일으켰다. 그는 윤아와 해월을 노려봤다.

“당장 저 요녀들을 잡아라! 그리고 시신을… 시신을 불태워라!”

연산군의 명령에 병사들이 다시 윤아와 해월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임사홍이 연산군의 앞을 막아섰다.

“전하,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이 요녀들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임사홍의 목소리에는 차가운 냉기가 서려 있었다. 연산군은 임사홍을 노려봤지만, 이미 지칠 대로 지쳐 더 이상 반항할 힘이 없었다. 그는 임사홍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좋다. 저 요녀들을 네 마음대로 처리해라. 단, 내 눈앞에서 사라지게 하라!”

연산군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임사홍은 연산군에게 고개를 숙이고, 윤아와 해월을 향해 다가왔다.

“서윤아,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네 할미는 죽었고, 너는 천서력을 모두 소진했다. 이제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

임사홍은 윤아를 비웃었다. 그의 눈빛에는 승리감과 함께 잔인함이 서려 있었다.

“네 이놈! 임사홍!”

윤아는 임사홍을 향해 소리쳤다. 그녀는 다시 천서력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몸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내공 천서력은 완전히 바닥난 상태였다.

“이제는 네 차례다, 서윤아. 천서력은 내 것이 될 것이다.”

임사홍은 손을 뻗어 윤아의 목을 잡았다. 윤아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녀의 몸은 힘없이 축 늘어졌다.

“임사홍, 당장 윤아를 놓아라!”

해월이 임사홍을 향해 소리쳤다. 그녀는 검을 뽑아 임사홍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임사홍은 눈 깜짝할 사이에 해월의 검을 막아내고 그녀를 멀리 던져버렸다.

“감히 하찮은 기생 따위가 나에게 대적하려 드느냐!”

임사홍은 해월을 비웃었다. 해월은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했다.

윤아는 임사홍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쳤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그녀의 눈앞이 점점 흐려지고, 의식이 멀어져 갔다.

‘이렇게… 끝나는 건가…?’

윤아는 절망했다. 할머니를 지키지 못하고, 자신의 천서력마저 빼앗기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비참했다. 그녀는 마지막 힘을 짜내 임사홍을 노려봤다.

“네… 이놈…!”

윤아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임사홍은 그런 윤아를 보며 쾌감을 느꼈다.

“그래, 그렇게 발버둥 쳐 봐라. 하지만 아무 소용없다. 천서력은 이제 내 것이 될 테니.”

임사홍은 윤아의 목을 더욱 세게 졸랐다. 윤아는 숨을 쉴 수 없었다. 그녀의 몸은 축 늘어졌고, 의식은 완전히 끊어졌다.

“윤아야!”

해월의 절규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그녀는 고통스러운 몸을 이끌고 윤아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임사홍은 해월의 앞을 막아섰다.

“이제 네 차례다, 해월. 너는 쓸모가 있으니 살려주마. 하지만 앞으로는 내 명령에 따라야 할 것이다.”

임사홍은 해월을 비웃었다. 해월은 임사홍을 노려봤지만, 그녀는 이미 모든 것을 잃은 듯했다. 윤아는 의식을 잃었고,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해월은 더 이상 싸울 힘이 없었다.

“흥, 쓸데없는 저항은 그만두어라. 네가 박원종의 밀정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임사홍의 말에 해월은 충격을 받았다. 그녀의 비밀이 임사홍에게 알려져 있었다니. 해월은 임사홍의 계략에 완벽하게 속아 넘어간 것이었다. 모든 것이 임사홍의 계획대로였다. 윤아를 궁궐로 끌어들이고, 할머니를 죽게 만들고, 천서력을 빼앗으려 했던 모든 것이.

해월은 절망했다. 그녀는 윤아를 지키지 못했고, 박원종 대감에게도 큰 위험을 안겨주게 되었다. 그녀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이제 얌전히 따르겠지, 해월?”

임사홍은 해월의 턱을 잡고 비웃었다. 해월은 임사홍의 눈빛에서 섬뜩한 광기를 느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윤아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그녀는 임사홍의 명령에 따라야 했다.

임사홍은 의식을 잃은 윤아를 들쳐 메고 방을 나섰다. 해월은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윤아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렸다. 그녀는 자신의 어리석음과 임사홍의 잔인함에 분노했다.

별궁 밖은 이미 동이 트고 있었다. 임사홍은 윤아를 데리고 궁궐 지하 봉인 석실로 향했다. 그곳에는 태초의 두루마리가 봉인되어 있었다. 임사홍은 윤아의 천서력을 이용해 태초의 두루마리를 손에 넣을 생각이었다.

해월은 홀로 남겨진 방 안에서 흐느꼈다.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윤아는 임사홍에게 끌려갔고,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모든 것이 끝난 듯했다.

하지만 해월의 마음속에는 작은 불꽃이 남아 있었다. 윤아를 향한 죄책감과 임사홍에 대한 분노. 해월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윤아를 구하고, 임사홍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했다.

해월은 몸을 일으켜 별궁 밖으로 나섰다. 그녀는 박원종 대감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했다. 임사홍의 음모를 막고, 윤아를 구하기 위해서는 반정 세력의 도움이 절실했다.

해월은 궁궐 후문을 통해 몰래 빠져나왔다. 그녀는 익숙한 골목길을 따라 박원종 대감의 집으로 향했다. 그녀의 발걸음은 절박했지만, 마음속에는 결의가 가득했다. 윤아를 위한 마지막 희망, 그것이 해월의 유일한 목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