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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의 각인: 왕좌의 기억 공개

by 이작가 · 하이 판타지 ·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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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권 / 전 19권 하이 판타지 · 잊혀진 운명의 재림

파멸의 각인: 왕좌의 기억

몸에 새겨진 '잊힌 예언의 각인'과 함께 태어난 '잊혀진 자' 카엘. 자신을 쫓는 제국 심판관의 추적을 피하며, 그는 예언이 단순한 구원이 아닌, 세상을 뒤흔들 파멸이자 동시에 잊혀진 왕좌의 재림을 예고하는 최후의 경고임을 깨닫는다.

19. 외전 3 - 한바르의 기록

외전 3 — 한바르의 기록

케이른 마을의 목수 한바르는 카엘이 대장간을 다시 세운 그해 가을부터 한 가지 비밀스러운 일을 시작했다.

그는 매일 밤, 자기 집의 작은 창가에서 양초를 켜고 종이 위에 무언가를 썼다. 그의 두 딸은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했으나, 한바르는 그들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이건 너희가 어른이 되면 읽을 수 있는 책이란다." 그것이 그가 해주는 유일한 대답이었다.

한바르는 글쓰기를 정식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었다. 북방의 목수가 글을 쓸 일은 거의 없었다. 그가 아는 글자는 대략 삼백 개 정도였다. 그 글자들로 그는 집을 짓는 목재의 수량과, 마을에서 판매한 도구의 가격과, 가족들에게 남기는 짧은 편지 정도를 쓸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기록하려는 것은 그런 평범한 것들이 아니었다. 그는 카엘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이 마을에 내려온 그 일곱 살 아이가 어떻게 열일곱 살이 되고, 어떻게 이 마을을 떠나고, 어떻게 다시 돌아와 대장간을 세우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아이가 이 마을에 남긴 것이 무엇인지.

한바르는 자신이 그 이야기를 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학자가 아니었고, 시인도 아니었고, 심지어 카엘과 가까운 사이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알았다. 이 이야기를 기록하지 않으면, 언젠가 이 마을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잊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잊으면, 세상도 잊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카엘이 '잊혀진 것을 집으로 데려오는 자'가 되었다면, 그 카엘 자신은 누가 기억해야 하는가. 한바르는 자기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그는 카엘이 이 마을을 떠나던 그 새벽에 가장 처음으로 남쪽 길에 낯선 사람들이 왔다는 소식을 전해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 소식을 전하지 않았더라면 보르가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한동안 안고 살았고, 카엘이 돌아와서 그 죄책감을 덜어주었을 때, 그는 자기에게 남은 시간을 카엘을 기록하는 일에 바치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그는 글자를 많이 알지 못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서툴렀다. 문장 하나를 쓰는 데 한 시간이 걸렸다. 그는 자기가 쓰고 싶은 것을 먼저 머릿속으로 완전히 정리한 뒤에, 그것을 삼백 개의 글자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 바꾸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이 단순해졌다. 그러나 단순해진다고 해서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단순해진 문장은 덜 꾸민 대신 더 정확해졌다. 한바르는 그 사실을 발견한 뒤로 글쓰기가 조금씩 즐거워졌다.

그는 첫 번째 페이지에 이렇게 썼다.

"카엘이라는 소년이 있었다. 그는 일곱 살이 되기 전에 이 마을에 왔다. 그의 어머니는 그를 보르 어르신에게 맡기고 떠났다. 그녀의 이름은 엘리아나였다. 나는 그녀를 한 번 보았다. 그녀의 눈은 겨울의 강처럼 맑았다. 나는 그녀가 어디서 왔는지 묻지 않았다. 그때 나는 마을의 젊은 목수였고, 낯선 여자에게 질문을 할 권리가 없었다."

두 번째 페이지에는 이렇게 썼다.

"카엘은 말을 잘 하지 않는 아이였다. 그는 북방의 다른 아이들보다도 더 조용했다. 그러나 그는 남들이 말할 때 듣는 법을 알고 있었다. 나는 카엘이 여덟 살이었을 때, 내가 아내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우연히 보았다. 카엘은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며칠 뒤에, 그는 내 집 앞에 작은 나무 조각을 하나 놓고 갔다. 그 조각은 부드럽게 다듬어져 있었고, 표면에 아무 글자도 없었다. 나는 그 조각이 무엇을 뜻하는지 며칠 동안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그 조각은 '말하지 않아도 들었다'는 뜻이었다. 카엘은 내가 아내에게 화를 낸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는 내가 그 이유를 스스로 깨닫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 나무 조각을 아직도 내 책상 서랍에 보관하고 있다."

한바르는 이런 식으로 자기가 기억하는 모든 것을 적었다. 카엘이 우물을 길던 모습, 보르의 대장간에서 망치질을 배우던 모습, 마을의 개가 다친 날 카엘이 개의 상처를 말없이 쓰다듬던 모습. 큰 사건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아주 작은 일상의 조각들이었다. 그러나 그 조각들이 모여서 한 사람의 형상을 만들었다. 한바르는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깨달았다. 그는 '카엘의 지도'를 그리고 있었다. 어디에서 얼마만큼 기억해야 하는지를 표시한 지도.

그는 카엘이 마을을 떠나던 그 새벽의 일도 적었다. 그날 그가 어떻게 낯선 세 사람을 남쪽 길에서 보았는지. 어떻게 뛰어가 보르에게 알렸는지. 어떻게 그날 저녁 대장간이 불타는 모습을 멀리서 보았는지. 어떻게 그 뒤로 여러 달 동안 자기 자신을 원망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카엘이 돌아와 그 원망을 풀어주었는지. 한바르는 그 대목을 쓰면서 여러 번 펜을 내려놓았다. 너무 무거운 기억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그 기억을 피하지 않았다. 피하면 기록이 완성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는 카엘이 돌아온 뒤의 일도 적었다. 대장간을 다시 세우던 봄의 모습. 카엘이 만든 첫 번째 망치의 모양. 루나가 대장간 문 앞의 햇빛 속에서 잠들던 모습. 마을의 아이들이 처음으로 카엘에게 쇠를 다루는 법을 배우러 왔을 때, 카엘이 그 아이들에게 한 첫 번째 말.

"쇠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존중해야 한다. 두려움과 존중은 다르다. 두려움은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마음이고, 존중은 상대를 지키려는 마음이다. 너희가 쇠를 존중할 때, 쇠는 너희에게 자기가 어떻게 되고 싶은지를 말해준다. 너희는 그 말을 들으면 된다. 그것이 대장장이의 일이다. 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쇠의 말을 듣고 그 말을 실현해주는 것."

한바르는 그 말을 적어두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이 말을 들으며 나는 카엘이 쇠만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모든 것을 그렇게 대하고 있었다. 사람도, 짐승도, 나무도, 심지어 마을 자체도. 카엘은 존중하는 법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아마도 그것이 그가 '기억하는 자'인 이유일 것이다. 존중하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다. 기억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자기 안에 자리잡게 해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자리를 주려면, 먼저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

한바르는 기록을 여러 해에 걸쳐 계속했다. 그는 쉰 살이 되었고, 예순 살이 되었고, 일흔 살이 되었다. 그의 두 딸은 어른이 되어 결혼했고, 각자의 가정을 이루었다. 그의 아내는 예순 살에 먼저 떠났다. 한바르는 혼자 남았으나, 외롭지 않았다. 매일 밤 창가에서 카엘에 대해 쓰는 시간이 그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는 일흔다섯 살이 되었을 때 마침내 기록을 완성했다. 두꺼운 책 한 권이 되어 있었다. 그는 그 책을 카엘에게 가져갔다.

"카엘 님. 이걸 받아주시겠습니까."

카엘은 책을 받고 표지를 보았다. 표지에는 서투른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카엘에 대하여. 한바르의 기록."

카엘은 책을 펼쳐 몇 페이지를 읽었다. 그의 얼굴에 천천히 미소가 번졌다. 그 미소에는 부끄러움과 기쁨이 동시에 있었다.

"저에 대해 이렇게 많은 것을 쓰셨군요."

"당신이 이 마을에 남긴 모든 것을 기록하려 했습니다. 제가 다 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제가 모르는 당신의 순간이 분명 많을 테니까요. 그러나 제가 아는 것은 전부 담았습니다."

카엘은 책을 잠시 끌어안았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한바르 어른. 제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저는 이 책을 대장간의 가장 높은 선반 위에 놓아두겠습니다. 보르 할아버지가 저의 검을 놓아두셨던 그 자리에요. 그리고 언젠가 제가 세상을 떠난 뒤에, 이 마을의 누군가가 이 책을 다시 펼쳐 읽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바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 말에 만족했다. 그가 원했던 것은 오직 그것이었다. 자기의 기록이 언젠가 다시 펼쳐지는 것.

그날 이후로 한바르는 자주 대장간에 들렀다. 그는 카엘과 함께 화롯불 앞에 앉아 오래된 이야기를 나누었다. 카엘이 은빛 탑에서 본 것들, 세라누스 스승의 가르침, 형과의 마지막 대화, 어머니의 별. 한바르는 그 이야기들을 이제는 적지 않았다. 책이 이미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저 들었다. 듣는 것이 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그는 노년에 들어서 알게 되었다.

한바르는 여든 살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장례식은 케이른 마을 전체가 참석한 큰 장례식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카엘에 대해 쓴 책이 대장간의 선반 위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그 책을 한 번씩 돌려 읽었다. 그러나 책은 대장간을 떠나지 않았다. 그것은 한바르의 유언이었다. "책은 대장간에 머물러야 한다. 책이 그 자리를 떠나는 순간, 카엘의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로 변질된다. 책은 이 불 옆에 있어야 한다. 이 불이 카엘이기 때문이다."

세월이 더 흘러, 카엘조차 노인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카엘도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장례식에는 북방의 여러 마을 사람들이 왔다. 남방에서 올라온 순례자들도 왔다. 동방의 사막에서 온 여자와 어린 여자아이도 왔다. 그 아이는 카이샤의 후계자였으며, 그녀는 카엘의 이름을 어릴 때부터 들어왔다. 그녀는 카엘의 마지막 얼굴을 보고 싶어서 먼 길을 온 것이었다.

그날 저녁, 모두가 떠난 뒤, 한바르의 책은 여전히 대장간의 선반 위에 있었다. 그 책은 그 이후로 수백 년 동안 그 자리에 있었다. 대장간은 여러 번 주인이 바뀌었으나, 누구도 그 책을 옮기지 않았다. 책은 작은 불의 곁에서 자기 자신을 보존해갔다. 그 책을 읽는 사람이 있을 때마다, 카엘의 이름은 새로운 목소리로 다시 호명되었다. 그리고 그 호명들이 모여서, 일곱 번째 왕좌는 계속해서 살아 있었다.

그것이 잊혀진 왕좌가 진짜로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책 한 권, 이름 한 번, 기억 하나씩. 작은 것들로 이어져가는 영원한 호흡.

— 1부 "잊혀진 왕좌"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