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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의 각인: 왕좌의 기억 공개

by 이작가 · 하이 판타지 ·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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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 전 19권 하이 판타지 · 잊혀진 운명의 재림

파멸의 각인: 왕좌의 기억

몸에 새겨진 '잊힌 예언의 각인'과 함께 태어난 '잊혀진 자' 카엘. 자신을 쫓는 제국 심판관의 추적을 피하며, 그는 예언이 단순한 구원이 아닌, 세상을 뒤흔들 파멸이자 동시에 잊혀진 왕좌의 재림을 예고하는 최후의 경고임을 깨닫는다.

2. 1장 - 변방의 소년

1장 — 변방의 소년

열 번의 겨울이 지나갔다.

케이른 마을은 그 열 번의 겨울을 어떻게든 견뎌냈다. 어떤 해는 흉작이었고, 어떤 해는 역병이 돌았고, 또 어떤 해는 남쪽에서 올라온 세금 징수관들이 마을의 마지막 밀 자루까지 가져갔다. 그러나 마을은 무너지지 않았다. 무너지지 않은 이유를 묻는다면 늙은 대장장이 보르는 아마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이 마을에는 아직 불러서는 안 되는 이름이 하나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름이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한, 이 마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카엘은 열일곱이 되었다.

그는 그날 아침도 평소처럼 화로 앞에서 눈을 떴다. 대장간의 바닥에 깔린 낡은 모피 위에서, 보르가 넣어준 마른 나무 냄새를 맡으며, 열이 채 남지 않은 화로의 잿더미를 응시하며. 북방의 아침은 언제나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창문 밖에서는 바람이 불었고, 바람 속에는 눈이 섞여 있었고, 눈 속에는 오래전 죽은 것들의 냄새가 배어 있었다. 카엘은 그 냄새를 맡을 때마다 알 수 없는 슬픔에 사로잡혔다. 마치 자신이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어떤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그는 일어나 물을 길으러 나갔다.

마을 우물은 얼어 있었다. 카엘은 쇠망치로 얼음을 깨고, 가죽 두레박을 내려 물을 떠 올렸다. 두레박이 올라오는 동안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낮은 회색 구름이 지평선까지 깔려 있었다. 십 년 전, 붉은 달이 떴던 그 밤 이후로 카엘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 밤을 그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뀔 때마다, 달이 만월로 차오를 때마다, 그의 왼쪽 손등에 새겨진 작은 문양이 희미하게 열기를 발했다. 마치 피부 아래에서 무언가가 숨을 쉬는 것처럼.

그는 그 문양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 보르에게조차. 여름이면 긴 소매를 입었고, 겨울이면 가죽 장갑을 벗지 않았다. 그것이 자신의 비밀이라는 것을 그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어떤 것은 말하지 않아야 보호받는다. 북방의 아이들은 그렇게 자라난다.

"카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마을의 목수 한바르가 서 있었다. 한바르는 마흔이 넘은 건장한 남자였고, 아내와 두 딸을 두고 있었다. 카엘에게 언제나 친절했으나, 오늘 아침 그의 얼굴에는 평소의 미소가 없었다.

"남쪽 길에 낯선 사람들이 왔다. 세 명이야. 무장했어. 보르 어른이 너를 찾는다."

카엘은 두레박을 내려놓았다. 심장이 한 번 크게 뛰었다. 그러나 놀랐다기보다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언젠가 남쪽에서 누군가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보르가 그에게 직접 말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보르의 눈빛이, 보르가 그의 이름을 부를 때의 망설임이, 보르가 저녁마다 남쪽 지평선을 오래 바라보던 그 긴 침묵이, 이미 오래전부터 그 사실을 그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카엘은 한바르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대장간으로 돌아갔다.

대장간 안에는 보르가 서 있었다. 그의 옆에는 낯선 남자 세 명이 있었다. 세 명 모두 회색 망토를 두르고 있었으며, 망토 안쪽으로 칼집의 윤곽이 드러나 있었다. 가운데 선 남자가 카엘을 보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의 눈은 회색이었고, 목소리는 바람에 닳은 가죽처럼 거칠었다.

"네가 그 아이인가."

카엘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보르를 바라보았다. 보르의 얼굴은 창백했다. 오십 년 넘게 쇠를 다룬 대장장이의 얼굴, 어떤 고통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그 얼굴이, 지금 아이를 잃을 것 같은 어머니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남자가 다시 말했다.

"네 이름은 카엘이다. 북방의 말로 잊혀진 자라는 뜻이지. 네 어머니의 이름은 엘리아나. 은빛 탑에서 추방당한 대마법사. 네 왼쪽 손등에는 별 모양의 성흔이 있다. 그것은 일곱 번의 밤이 다가올 때마다 열기를 발한다. 내가 틀린 말을 했나."

카엘의 입이 마르고 있었다. 그는 대답하는 대신 본능적으로 왼손을 뒤로 숨겼다. 그 작은 움직임이 세 남자에게는 이미 충분한 대답이었다. 가운데 남자는 입가에 아주 얕은 미소를 띠었다. 그것은 기쁨의 미소가 아니었다. 오랜 사냥이 드디어 끝났다는 사냥꾼의 미소였다.

"십 년을 찾았다. 우리 주인께서 너를 기다리고 계신다."

"주인이라니."

카엘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자신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단단하게 나와준 것이 스스로도 놀라웠다.

"누구의 주인을 말하는 거죠."

세 남자 중 가장 오른쪽에 선 젊은이가 피식 웃었다. 가운데 남자는 그를 힐끗 노려본 뒤, 다시 카엘에게 시선을 돌렸다.

"너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순순히 따라오면 이 마을은 무사할 것이다. 거부한다면, 오늘 밤 이 마을의 지붕 위로 불이 떨어질 것이다. 여자와 아이와 노인이 먼저 타고, 그다음이 네 차례가 될 것이다. 우리는 너를 죽이지는 않는다. 다만 네가 살아있는 채로 끌려가기를 원하시는 분이 계실 뿐이다."

카엘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보르를 보았다. 보르는 이미 대답을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보르의 주름진 손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대장간 한쪽에 걸려 있던 낡은 검 한 자루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카엘이 태어나던 해에 엘리아나가 보르에게 맡긴 그 검. 십 년 동안 단 한 번도 뽑힌 적이 없는 그 검. 검은 천에 싸여 대장간의 가장 높은 선반 위에, 마치 잊혀진 듯 놓여 있던 그 검.

보르가 먼저 움직였다.

대장장이의 몸은 늙었으나, 쇠를 다루던 팔은 아직 살아 있었다. 그는 선반 위의 검을 한 손으로 낚아채며, 동시에 다른 손으로 카엘의 어깨를 힘껏 밀었다. 카엘이 뒤로 물러나는 순간, 대장간 안이 폭발했다. 세 남자의 망토가 한꺼번에 젖혀졌고, 칼이 빠져나왔고, 회색 망토 안쪽에서 누군가의 손이 무언가를 외쳤다. 그것은 주문이었다. 카엘이 태어나 처음 들어보는 언어,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의 귀에는 낯설지 않은 언어였다. 왼손의 성흔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피부 아래에서 무언가가 깨어나고 있었다.

보르가 외쳤다.

"카엘, 뛰어라! 북쪽 숲으로! 뒤돌아보지 마라!"

카엘은 뛰었다.

그는 대장간의 뒷문을 박차고 나가면서도, 자신이 이 순간을 십 년 동안 기다려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몸이 알고 있었다. 발이 알고 있었다. 바람의 방향이 알고 있었다. 북쪽 숲의 어느 오래된 나무 아래에, 한 여자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십 년 전 그를 이 마을에 맡겨두고 떠났던, 그의 진짜 어머니. 그의 이름을 세상에 숨겨왔던 유일한 사람.

엘리아나가 돌아오고 있었다.

그의 등 뒤에서 대장간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보르의 마지막 고함 소리가 바람을 찢었다. 카엘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뒤돌아보지 말라고, 그의 귓가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속삭이고 있었다. 그것은 보르의 목소리였을까, 아니면 십 년 전 붉은 달 아래에서 그가 읊조렸다는 예언의 목소리였을까. 카엘은 알지 못했다. 다만 뛰었다. 눈 위로, 바람 속으로, 북쪽 숲의 어둠을 향해.

그의 왼손에는 보르가 마지막 순간에 던져준 검이 쥐어져 있었다. 검은 천이 바람에 벗겨지며, 칼집에 새겨진 고대 룬 문자가 처음으로 빛을 받았다. 룬은 카엘의 손등에 있는 성흔과 정확히 같은 모양이었다.

잊혀진 왕좌의 이름이, 마침내 자신의 주인을 알아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