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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의 각인: 왕좌의 기억 공개

by 이작가 · 하이 판타지 ·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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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 / 전 19권 하이 판타지 · 잊혀진 운명의 재림

파멸의 각인: 왕좌의 기억

몸에 새겨진 '잊힌 예언의 각인'과 함께 태어난 '잊혀진 자' 카엘. 자신을 쫓는 제국 심판관의 추적을 피하며, 그는 예언이 단순한 구원이 아닌, 세상을 뒤흔들 파멸이자 동시에 잊혀진 왕좌의 재림을 예고하는 최후의 경고임을 깨닫는다.

3. 2장 - 붉은 달의 밤

2장 — 붉은 달의 밤

북쪽 숲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카엘이 숲의 경계에 도착했을 때, 그의 숨은 이미 가슴 속에서 얼음이 되어 있었다. 차가운 공기가 폐에 들어올 때마다 작은 칼날이 되어 속살을 긁었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멈추면 죽는다는 것을 몸이 알고 있었다. 십칠 년 동안 그의 몸은 이 순간을 위한 근육을 만들어왔다. 장작을 패던 어깨, 물을 길어 올리던 팔, 얼음을 깨던 손목. 평범한 노동의 세월이 사실은 예언의 훈련이었다는 것을, 카엘은 이제야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그는 숲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발밑에서 눈이 부서지는 소리가 유일한 소음이었다. 새도 울지 않았고, 짐승도 울지 않았다. 숲 전체가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카엘은 자신의 왼손을 내려다보았다. 장갑을 벗은 손등 위로, 별 모양의 성흔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피부 바깥으로 열기를 뿜고 있었다. 눈송이가 그 손등 위로 떨어지는 즉시 증기가 되어 사라졌다.

"여기까지 왔구나."

목소리가 들렸다.

카엘은 고개를 들었다. 숲 속의 작은 공터, 한 그루의 거대한 고목 아래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여자는 검은 망토를 두르고 있었고, 얼굴의 절반은 후드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카엘은 드러난 절반의 얼굴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그가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몸의 가장 깊은 곳에서 언제나 알고 있었던 얼굴. 거울 속 자신의 눈과 같은 빛을 가진 눈. 바람 속에서 한 번도 울어본 적 없는 것처럼 고요한 입술.

"어머니."

그의 입에서 저절로 흘러나온 단어였다. 그 단어를 말하기 위해 그는 십칠 년을 살아온 것 같았다.

엘리아나는 후드를 뒤로 젖혔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흰색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늙음의 흰색이 아니었다. 무언가가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색을 빼앗아간, 그런 종류의 흰색이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세월이 새겨져 있었으나 주름은 없었다. 대신 다른 것이 있었다. 피로. 어떤 인간도 견뎌본 적 없는 종류의 피로였다.

"시간이 없다. 저들은 곧 이 숲에도 도착할 것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맑았다. 얼음장 아래에서 흐르는 물소리 같았다.

"내가 너에게 말해줘야 할 것이 너무 많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오직 세 가지뿐이다. 들어라, 카엘."

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호흡은 아직 거칠었으나, 이상하게도 가슴속의 두려움은 가라앉고 있었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그의 심장 속의 어떤 문을 열고 있었다. 십칠 년 동안 잠겨 있던 문이었다.

"첫째. 너는 잊혀진 왕좌의 계승자다. 천 년 전, 신들이 세상을 떠나던 마지막 날에 그들은 이 세상에 일곱 개의 왕좌를 남겼다. 여섯 개는 호명되었고, 여섯 개의 왕조가 세워졌다. 그러나 일곱 번째 왕좌는 호명되지 않은 채로 사라졌다. 그것은 파괴된 것이 아니다. 잊혀진 것이다. 그리고 잊혀졌다는 것은, 언젠가 다시 기억된다는 뜻이다. 네가 그 기억이다. 카엘, 너는 왕좌가 자기 자신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카엘의 입술이 움직였으나 말은 나오지 않았다. 그의 왼손등에서 성흔이 더욱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둘째. 저들, 회색 망토를 두른 자들은 '침묵의 기사단'이라고 불린다. 그들의 주인은 남쪽 대륙의 첨탑 뒤에 숨어 있는 자다. 그 자의 이름은 말해서는 안 된다. 말하는 순간 그는 듣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가 알아야 할 것은 이것이다. 그는 일곱 번째 왕좌를 영원히 잊혀진 상태로 묶어두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일곱 번째 왕좌가 다시 호명되는 날, 그가 천 년 동안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는 너를 죽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너를 소유하려 할 것이다. 죽음보다 더 긴 종류의 것을 너에게 제안할 것이다. 기억하라. 그의 가장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의 가장 잔혹한 무기다."

바람이 한 차례 숲을 흔들었다. 고목의 가지에서 눈이 우수수 떨어졌다. 카엘의 머리카락 위로, 어깨 위로, 검을 쥔 손등 위로 눈이 쌓였으나,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셋째."

엘리아나가 잠시 숨을 골랐다. 이 세 번째 말을 하기 위해 그녀는 지금까지의 두 배나 되는 시간을 들였다.

"나는 오늘 밤 너와 함께 갈 수 없다."

카엘의 어깨가 처음으로 흔들렸다.

"왜요."

"내가 너와 함께 움직이는 순간, 저들은 너와 나를 동시에 찾아낼 것이다. 나는 이미 오래전에 그들에게 이름을 빼앗겼다. 그들은 나의 냄새를 안다. 그러나 너는 아직 깨끗하다. 너의 이름은 이 세상에 제대로 호명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 깨끗함이 너를 살릴 것이다. 그리고 그 깨끗함을 지키기 위해, 나는 너와 떨어져 있어야 한다."

"그럼 저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엘리아나는 품속에서 작은 물건 하나를 꺼냈다. 그것은 오래된 나침반이었다. 그러나 평범한 나침반은 아니었다. 유리는 보이지 않았고, 바늘은 없었다. 대신 한가운데에 작은 별 하나가 떠 있었다. 그 별은 카엘의 손등에 있는 성흔과 같은 모양이었다.

"이것은 '기억의 나침반'이다. 바늘 없이 움직이는 나침반. 네가 가야 할 곳이 아니라, 네가 기억해야 할 곳을 가리키는 나침반. 이것이 너를 인도할 것이다. 처음에는 남쪽으로 향할 것이다. 네 본능이 남쪽은 위험하다고 속삭일 것이나, 본능을 믿지 마라. 나침반을 믿어라. 나침반이 너를 '은빛 탑'으로 데려갈 것이다."

"은빛 탑은 어머니가 추방당한 곳이 아닙니까."

"그렇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그곳이 너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다. 침묵의 기사단은 은빛 탑 안을 감히 수색하지 못한다. 은빛 탑의 법은 오래되었고, 오래된 법은 때로는 신들의 법보다도 단단하기 때문이다. 탑에는 나의 옛 스승이 아직 계실 것이다. 그분의 이름은 세라누스. 그에게 이 나침반을 보여라. 그는 알아볼 것이다."

"어머니는요. 어머니는 어디로 가십니까."

엘리아나의 눈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십 년 동안 눈물이 말라붙어 있던 그 눈이, 지금 이 순간 아주 작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카엘의 뺨에 닿았다. 얼음 같은 손이었다. 그러나 그 얼음 속에 체온이 남아 있었다.

"나는 저들이 너의 흔적을 찾지 못하도록 다른 방향으로 달릴 것이다. 나는 내가 가진 마지막 마법을 쓸 것이고, 그 마법은 하루 낮과 밤 동안 북방 전체를 흔들 것이다. 저들은 그 흔들림을 따라 나에게 몰려올 것이고, 너는 그 틈에 남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이것이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다. 받아들여라, 카엘."

카엘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고개가 아주 천천히, 아주 무겁게, 끄덕여졌다.

그 순간이었다. 멀리 남쪽 지평선 너머에서, 하늘이 갑자기 붉어지기 시작했다. 달이 뜨지 않았는데도 세상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카엘은 그 빛을 알아보았다. 열 살의 꿈속에서, 그리고 열 살 이전의 기억조차 없던 그 밤 속에서 그가 보았던 빛. 붉은 달의 빛이었다. 그러나 달은 아직 뜨지 않았다. 그것은 달이 아니었다.

"저것은."

카엘이 속삭였다.

엘리아나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이 처음으로 두려움으로 물들었다. 단순한 두려움이 아니었다. 예언을 몸으로 겪어본 자의 두려움이었다.

"저들은 내가 예상한 것보다 빨리 움직이고 있다. 저것은 침묵의 기사단의 주인이 직접 불러낸 신호다. 그는 벌써 너를 감지했다. 카엘, 시간이 없다. 지금 떠나라. 나침반을 쥐어라. 뒤돌아보지 마라. 그리고 살아라. 살아서 기억해라. 네가 누구인지를."

카엘은 나침반을 받았다. 작은 별이 그의 손바닥 위에서 희미하게 떨렸다. 그리고 그 떨림은 그의 왼손등의 성흔과 정확히 같은 주기로 맞물려 있었다.

그는 어머니를 한 번 더 바라보았다. 두 번째로 바라보지 않았다. 어머니의 얼굴을 두 번째로 바라보는 순간 자신이 그 자리에서 무너질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뛰기 시작했다. 남쪽으로, 기억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그의 뒤에서 북방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엘리아나가 자신의 마지막 마법을 시작한 것이다.

숲 속의 고목이 뿌리부터 떨었다. 눈이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바람이 방향을 잃고 소용돌이쳤다. 북방의 겨울이, 열 번의 겨울 동안 아껴둔 모든 침묵을 한꺼번에 풀어놓고 있었다. 그것은 한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을 세상 속으로 내보내며 세상에게 지불하는 마지막 값이었다.

카엘은 뛰면서 울지 않았다.

북방의 아이는 울지 않는다. 왜냐하면 북방에서는 눈물이 얼굴을 벗어나기도 전에 얼어붙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심장 속에서는, 아무도 듣지 못하는 어떤 울음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 울음은 앞으로 그가 걷게 될 모든 길의 첫 번째 발자국이 될 것이었다.

붉은 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달 아래에서, 일곱 번째 왕좌의 이름이 마침내 자신을 기억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