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anta

천서의 아이 공개

by 영이 · 다크 판타지 · 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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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 전 3권 다크 판타지 · 정체성 각성과 성장

천서의 아이

몰락한 문자 마법사 가문의 딸이 금지된 힘을 각성해 권력자의 음모에 맞서지만, 가문을 살리려는 집착이 그녀를 위험에 빠트리고 결국 가문 복권이라는 목표 너머, 자신의 주체적 선택으로 왕조의 운명을 넘어 세상의 평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걷는다.

4. 푸른 결계를 열다

"어젯밤에 의금부에서 여인 하나를 잡아갔다지?"

강도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아는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도윤은 떡 시루를 멘 삼돌이와 함께 윤아의 집 앞마당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눈빛은 여전히 생기가 넘쳤다. 윤아는 어젯밤 궁궐 지하 석실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해월 언니가 임사홍의 검은 기운에 쓰러지는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도윤아… 삼돌아… 너희 괜찮아?"

윤아의 질문에 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괜찮아, 윤아야. 삼돌이 덕분에 간신히 빠져나왔어. 그런데 궁궐 안은 지금 난리가 났어. 연산군이 요녀 사냥을 명하고, 온 궁궐을 뒤지고 있대."

삼돌이가 떡 시루를 내려놓으며 거들었다. 윤아는 해월 언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임사홍의 손에 해월 언니가 잡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했다.

"해월 언니는… 무사할까?"

윤아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도윤은 윤아의 어깨를 토닥였다.

"해월 누나는 보통 사람이 아니잖아. 분명 무사할 거야. 그보다 할머니는 어떠셔?"

윤아는 할머니가 누워있는 방 안을 바라보았다. 할머니는 윤아의 내공 천서력 덕분에 안정을 되찾았지만, 아직 의식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다. 윤아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밤새도록 할머니의 생명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애썼다.

"아직…."

윤아의 말에 도윤과 삼돌이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그때, 할머니가 누워있는 방에서 희미한 기척이 느껴졌다. 윤아는 황급히 방으로 들어섰다. 할머니는 천천히 눈을 뜨고 있었다.

"할머니!"

윤아는 할머니의 손을 꽉 잡았다. 할머니의 눈빛은 이전보다 훨씬 또렷해져 있었다.

"윤아야… 네 덕분이다…."

할머니는 힘겹게 미소 지었다. 윤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괜찮으신 거예요?"

"그래… 하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게다."

할머니의 말에 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윤과 삼돌이도 방으로 들어와 할머니의 안부를 물었다. 할머니는 두 사람에게도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구나…."

할머니의 목소리에는 안도감이 담겨 있었다. 윤아는 어젯밤 궁궐에서 임사홍이 천서력을 사용하는 것을 떠올렸다.

"할머니, 임사홍도… 천서력사였어요?"

윤아의 질문에 할머니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할머니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자는… 천서력 봉인 공신의 후손이다. 그의 가문은 대대로 천서력을 수호하고 봉인하는 역할을 해왔지.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천서력의 힘을 탐하기 시작했어."

할머니의 말에 윤아는 혼란스러웠다. 천서력을 봉인하는 가문이 천서력을 탐하다니.

"그럼… 임사홍은… 태초의 두루마리를 노리고 있었던 거군요."

윤아의 말에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태초의 두루마리는 천서력의 근원이다. 그 힘을 손에 넣으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

할머니의 말에 윤아는 임사홍의 야망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깨달았다. 그때, 삼돌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할머니, 그럼 해월 누나는… 무사할까요?"

할머니는 고개를 저었다.

"알 수 없구나. 하지만 해월이는 강한 아이다. 분명 살아남을 것이다."

할머니의 말에 윤아는 해월 언니가 무사하기를 간절히 빌었다.

"이제 어찌해야 합니까, 할머니?"

도윤이 물었다. 할머니는 윤아를 바라보았다.

"윤아야, 이제 너는 천서각으로 가야 한다. 그곳에서 너의 힘을 완전히 깨닫고, 태초의 두루마리를 수호해야 한다."

할머니의 말에 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천서각은 윤아가 발견한 돌 조각의 문양과 동일한 수호 문양이 새겨진 곳이었다. 천서력 혈통만이 입장할 수 있는 고구려 석실이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윤아는 할머니를 두고 갈 수 없었다. 할머니는 윤아의 손을 잡았다.

"걱정 마라. 나는 여기서 너를 기다릴 것이다. 너는 이 나라의 희망이다. 너의 힘으로 세상을 구원해야 한다."

할머니의 말에 윤아는 결의를 다졌다. 윤아는 할머니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방을 나섰다. 도윤과 삼돌이가 윤아를 따라나섰다.

"우리도 함께 갈게, 윤아야!"

도윤이 말했다. 삼돌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누나 혼자 보내드릴 수 없어요!"

윤아는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 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윤아와 도윤, 삼돌이는 북한산 천서각을 향해 떠났다. 길은 험난했다. 병사들의 눈을 피해 숲길을 헤치고 나아갔다. 삼돌이가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 그의 작은 몸은 숲길을 헤치고 나아가기에는 너무나 작았지만, 그의 눈빛은 흔들림 없었다.

"삼돌아, 힘들어?"

윤아가 물었다. 삼돌이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누나! 제가 이 길은 눈 감고도 갈 수 있어요!"

삼돌이의 말에 윤아는 미소 지었다. 도윤은 주위를 경계하며 병사들이 오는지 살폈다.

"윤아, 할머니 말씀대로 임사홍이 태초의 두루마리를 손에 넣으면 어떻게 되는 거야?"

도윤이 물었다. 윤아는 할머니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 힘을 손에 넣으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고 했어. 하지만 그 힘은 너무나 강력해서… 자칫하면 세상을 파멸시킬 수도 있다고 했어."

윤아의 말에 도윤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럼 우리가 임사홍을 막아야겠네. 우리가 태초의 두루마리를 찾아야 해."

도윤의 말에 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윤아는 자신의 어깨에 얹힌 책임감을 느꼈다.

**북한산의 깊은 숲.**

윤아와 친구들은 북한산 깊은 숲으로 들어섰다. 숲은 점점 더 짙어지고, 길은 더욱 험난해졌다. 거대한 바위들이 길을 막고 있었고, 넝쿨들이 발목을 붙잡았다. 윤아는 동술을 이용해 바위들을 치우고, 풍술을 이용해 넝쿨들을 헤쳤다. 도윤은 윤아의 뒤를 따르며 삼돌이를 보호했다. 삼돌이는 숲길을 헤치며 천서각의 위치를 찾았다.

"누나! 저기예요! 저 바위 뒤에 뭔가 있는 것 같아요!"

삼돌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거대한 바위가 솟아 있었다. 바위는 주변의 다른 바위들과는 달리 묘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윤아는 바위를 향해 다가갔다. 바위에는 낯익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윤아가 발견한 돌 조각의 문양과 동일한 수호 문양이었다.

"천서각…."

윤아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바로 이곳이 천서각이었다. 윤아는 바위에 손을 얹었다. 차가운 바위에서 미약하게나마 천서력의 기운이 느껴졌다. 윤아는 자신의 천서력을 이용해 바위를 열었다. 푸른빛이 바위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바위 뒤에 숨겨져 있던 결계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결계는 투명한 막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는 거대한 석실이 숨겨져 있었다. 바위 뒤 결계가 열리며 석실 입구가 드러났다.